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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롭지 못하던 그 시절...
9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느끼기 힘들겠지도 모르겠지만 필자가 어렸을때만 하더라도 컴퓨터니 핸드폰이니 하는건 먼 나라 얘기였다.(필자가 초등학교 6학년쯤 됐을때 삐삐가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컴퓨터나 게임기 같은것이 없더라도 충분히 많은 놀거리가 있었던 시절이었다. 게다가 물가도 요즘같이 살인적(?)이 아니었던지라 근처 구멍가게에 100원짜리 동전 하나만 들고가도 뭘 사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었기에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 못했을지라도 정신적으로는 충분히 풍요로웠다.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 요즘에야 워낙 세상이 험해져서 교사가 학생을 때리면 경찰에 신고한다며 난리를 피우지만 당시에 그런것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싸움이 나면 말리는것 보다 온 동네 아이들이 싸움났다며 곳곳에서 구경하러 오는것이 일반적(?) 이었다. 물론, 필자도 그때 구경하던 수많은 아이들 중 하나였고 어떤때는 직접 싸우면서 동네 아이들에게 구경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했었다. 그렇게 피터지게(말로는 이렇게 쓰지만 실제로 피가 터질 정도로 싸우진 않는다. 기껏해야 코피정도) 싸우고 난 후에는 서로 잘못했다며 악수를 하고 화해를 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제는 보기힘든 놀이들이여...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당시에는 '컴퓨터' 라는 물건 자체를 보기가 힘든 시절이었던 만큼 아이들이 노는방식 또한 요즘과 판이하게 달랐다. 일단 대부분의 놀이가 요즘같이 손가락만으로 거의 모든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서 한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지금은 보기 힘들겠지만 당시의 아이들이 뭘 하며 놀았는지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딱지치기-벌써 이름만 봐도 눈치챘을 분들이 상당수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말 그대로 '종이로 딱지를 만들어 순서를 정한다음 상대방의 딱지를 쳐서 넘기면 자신이 그 딱지를 획득하는' 놀이이다.(단면일 경우는 한번치면 승리, 양면일 경우는 두번쳐야 승리) 상당히 단순한 놀이라서 모르는 사람들은 쉽게 질릴거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실력의 차이가 월등히 나지 않는 이상은 무조건 먼저친다고 이긴다는 보장이 없기때문에 소위 말하는 '심리전'에 의해 격투게임에서 서로 한대만 때리면 쓰러지는 상황에 놓인것과 비슷한 긴장감을 느낄수 있었다. 게다가 딱지를 만드는 재료가 '종이'에 한정되었다고는 해도, 그 종류가 다양했던 만큼 내려칠때의 소리가 종이마다 다 다르다는 것도 특징이었다. 필자의 경우 실력자체는 평균 이하였기 때문에 기껏 많이 만들어서 기세등등하게 도전했다가도 전부 띠끼고는(당시에는 '잃어버렸다.'라는 말 대신에 '띠끼다, 띠꼈다.'라는 말을 주로 사용했다. 따라서 본문에서도 같은 말을 사용) 울면서 집에 왔을때 필자의 형이 알게 되면서 빈손으로 집을 떠나 다시 집으로 돌아올때는 두손 한가득 딱지를 안고 돌아오곤 했었다. 구슬치기-방식만 따지자면 포켓볼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다른점이 있다면 큐대같은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직접 구슬을 친다는 것이다.(방식이 비슷하다고는 해도 구슬치기에 번호 순서대로 넣는다거나 하는건 존재하지 않는다. 이쪽은 포켓볼과는 다르게 '삼각형 밖으로 구슬을 쳐내기만 하면' 자신이 획득하는 규칙이었기 때문에...) 딱지치기와는 다르게 몇번 해보고 도저히 적응을 못해서(라기보다는 사실 워낙 주변 아이들이 실력이 뛰어났다.) 이쪽은 필자에게 있어서 몇 안되는 '구경만 했던 놀이'이기도 하다.(필자가 이렇게 구경만으로 일관했던 것과는 정 반대로 필자의 형의 경우는 딱지치기와 마찬가지로 빈손(또는 구슬 한두개)으로 시작해서 집으로 돌아갈때쯤 되서는 같이 했던 친구들의 구슬을 몽땅 따서(위의 '띠끼다'와 마찬가지로 당시에 자주 사용했던말) 필자에게 구슬 수집(?)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기도 했다. 자치기-위의 두 놀이와는 다르게 따거나 띠끼는 것이 없어서 모두가 부담없이(?) 놀 수 있는 놀이중 하나이다. 놀이 방법은 먼저 긴 막대기와 짧은 막대기를 준비해서 순서를 정한 후 긴 막대기로 짧은 막대기의 끝부분을 쳤을때 뛰어오르는 타이밍에 다시 쳐서 날아간 거리가 먼 쪽이 이기는 것이다. 물론 이게 말처럼 쉽게 할 수 있는것이 아니라서 행여라도 처음에 헛방을 치거나 끝부분을 쳐서 뛰웠다 하더라도 재차 치는것에 실패했을때는 같은 팀원의 야유를 듣기도 했었다.(주로 1:1로 노는 경우가 많았지만 때때로 2:2 이상의 단체전을 했던 경우도 존재) 팽이치기-이건 예전에 카라스님이 리뷰했던 적이 있던만큼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다.(팽이치기의 자세한 리뷰에 대해서는 이쪽을 참고) 필자는 (지금도 그렇지만)성격이 소심해서 팽이를 살리는 수단으로 끈만을 사용했던 반면, 팽이를 살리는 것에 목숨건(?) 몇몇 아이들의 경우에는 자신이 신고있던 신발을 주저없이 벗어재껴 팽이를 살리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었다. 우리집에 왜왔니, 얼음불, 다방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이 네가지 놀이의 경우는 노는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은고로 한꺼번에 묶어서 소개한다. 먼저 우리집에 왜왔니의 경우는 1:1로는 놀기가 힘든(아예 못하는건 아니지만 단번에 승부가 갈리는만큼 큰 재미를 느끼긴 힘들다.) 놀이중 하나로써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놀때의 즐거움이 배가되는 놀이이기도 하다.(단, 인원수가 맞을 경우에만) 규칙은 인원을 맞추고 순서를 정했으면 같은 팀끼리 서로 손을 잡고 먼저 시작하는 쪽이 "우리집에 왜 왔니~왜 왔니~왜왔니~~" 라고 합창(?)을 하면서 앞으로 전진하면 반대쪽에서는 "꽃찾으러 왔 단다~왔 단다~ 왔단다~~" 라는 또다른 합창과 함께 전진하는 것이다.(같은 팀끼리 손을 잡고 손을 뻗어 다른 팀에게 닿는 거리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밀고 밀리는게 의외로 치열하다. 밀리는 쪽은 어디까지 밀릴지 모르므로 거리조절을 잘못하면 주춤주춤 하다가 뒤로 넘어지는 아이가 있기마련) 그렇게 한번씩 밀고 당긴 후에는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여기서 진 팀의 팀원이 한명 탈락(?)하는 방식으로 최후까지 살아남는 팀이 이기는 놀이이다. 얼음불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혹시라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술래를 정하고 나머지는 도망을 가는데 도망갈 구석이 없고 술래의 손이 자신이 몸에 닿을것 같을때 "얼음!" 이라고 외치면 술래는 아직 얼음을 외치지 않은 나머지를 찾아야 한다.(물론, 술래의 손에 닿은후에 얼음이라고 했을때는 술래가 바뀐다. 그리고 얼음이라고 외친 후에 술래가 아직 얼음을 외치지 않을 나머지를 쫓는 동안 술래가 자신을 보지 못할때 움직이는 것이 가능한데 이것이 술래에게 발각됐을 경우에는 역시 술래가 바뀐다.) 얼음이라고 외친 친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아직 얼음을 외치지 않은 다른 친구가 얼음 외친 친구에게 "불!"이라고 외치면서 접촉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아간다.(모두 얼음이라고 외쳤을 시에는 술래를 제외한 나머지가 가위바위보를 해서 술래를 다시 정하는 방식이다. 인원이 적을때는 술래가 1명이지만 인원이 많을때는 술래를 2명으로 하는 경우도 있어서 도망갈때의 긴장감이 상당했다.) 얼음불을 자주했던 필자는 똑같이 외치는 것에 식상해서 발상을 전환, 외치는 것을 반대로 해보자고 친구들에게 제안하기도 했었는데(그러니까 도망갈 곳이 없을때 불이라고 외치고 살릴때는 얼음이라고 외침) 의외로 친구들이 크게 거부하지 않아서 두가지 버젼(?)으로 번갈아 가며 놀았었다. 다방구의 경우는 한마디로 '확률에 의한 놀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규칙은 술래를 정한 후에 점봇대나 벽 같은곳에 술래가 손으로 눈을 가리고 정면으로 붙으면 나머지는 "다방~구" 라는 한마디와 함께 술래를 손가락으로 찍는데(약간 과격한 아이의 경우는 손바닥(!!)으로 치는 경우도 있지만 술래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거나 얻어맞는게 대부분이라 손가락으로 찍는게 일반적) 술래는 누가 찍었는지 손가락의 감각만으로 맞춰야 한다.(생각해보니 이걸 단번에 맞추는 사람은 천재일지도...) 그렇게 세번정도(이건 동네에 따라 규칙이 다른데 필자가 살던 동네에서는 세번이었다.) 누가 찍었는지 못맞췄을 경우, 각자 다른곳으로 숨게 되는데 다 숨은 뒤에 술래가 어디에 숨었는지 찾게 되는데 술래가 자리를 비운사이 술래가 처음 몸을 붙었던 곳으로 손을 대며 "다방구!!"라고 외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놀이이다.(얼음불과 마찬가지로 술래가 숨은사람을 한명이라도 찾아낸 후에 외치는 것은 의미가 없음. '술래'가 있는 놀이의 경우 대부분 술래에게 우선권(?)이 있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처음에 술래가 하는 준비과정이 다방구와 비슷한데 준비과정'만' 비슷할뿐 노는 방법은 다르다.(필자가 사는 동네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놀았었다.) 술래의 준비가 끝났으면 나머지는 일정 거리이상 술래와 떨어진곳에 대기를 하고 술래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고 외칠때 최대한 술래가 있는 곳까지 움직여야 하는데 술래의 외침이 끝나고 뒤를 돌아봤을 때는 움직여선 안되기 때문이다.(술래가 볼때 움직였을 경우 술래가 바뀜) 조심스럽게 술래가 있는 곳까지 접근해서 외치는 도중 술래가 붙어있는 곳과 접촉하게 되면 일제히 도망가게 되는데 이때 술래는 자신의 위치를 지켜서 접촉을 못하게 해야한다.(술래가 1명이라면 대기군인 전법을 써야겠지만 2명 이상일 경우는 1명의 보초(?)를 세워두고 남은 술래는 도망간 나머지를 쫓는것이 가능) 그렇게 다시 접촉을 못하게 전부 막는데 성공하면 다시 술래를 정하는 것이고 한명이라도 다시 접촉하는데 성공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재미있는 것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외침의 패턴이 똑같은게 아니라는 것이다. 5초안에 순식간에 외칠수도 있는 것이고 중간까지는 천천히 가다가 마지막에 빠르게 외치며 뒤돌아 보기도 하기 때문에 '술래에 따라 다른 긴장감'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길게 설명했는데 대충 이렇게 놀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 외에는 배고플때 나무에 올라가서 아카시아를 통째로(!!) 뜯어먹거나(당시에는 환경오염이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탈이 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30m 정도 되는 언덕에서 친구들끼리 난간만 붙잡고 지나가는 떨어지면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랄 위험천만한 놀이를 즐기곤 했었다.(지금 하라고 하면 도저히 못할것 같지만 어렸을때는 '고소공포증'이라는 존재가 없었기에 가능했던것 같다.) 추억은 방울방울 요즘은 워낙 기술이 발전이 급격한 시대인 만큼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보다 집에서 게임기로 게임을 하거나 컴퓨터를 만지는 아이들이 더 많다. 그때문에 위에서 필자가 열거했던 놀이로 놀자고 하면 "그시간에 게임이나 한판 더하지, 뭐하러 그런 시간낭비를..." 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무조건 밖에서만 놀게 하는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아이들은 '주어진 환경에 따라 노는 방법이 달라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Profile ホシノ=ルリ 어렸을적 추억에 대해 얘기한다는 것이 논설문을 쓴것 같아서 아쉬워하고 있는중. 그래도 하고싶은 말은 다 했으므로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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